커크술루파이크 1. "술루?" 커크는 어두운 현관의 불을 밝히며 외쳤다. 맥밀런 소위에 의하면 분명 술루는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한참 전에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분명 집에 있어야 하는데. 커크는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복도의 불을 차근차근 밝혔다. 그는 다시 한 번 이 집의 규모에 대해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정확히는 감탄 보다 욕설에 가까웠다. 물욕도 없으신 양반이 집은 왜 이렇게 크게 지으셨는지, 원. 그 "양반"을 떠올림에 있어서 이제는 더 이상 어떤 걸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뒤에서 불쑥 나타나곤 했던 그 때와 다른 거라곤 그를 좀 더 자주 떠올린다는 것뿐, 그 어떤 심리적인 중압감도 커크의 마음 속에서 굴러다니지 않았다. 어쩌면 그건 굴러다니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움직임에 익숙해진 것일 수.. 더보기 이전 1 ··· 8 9 10 11 다음